새로운 인재를 확보하여 조직의 젊음을 유지하는 것, 기업이 지닌 영원한 숙제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은 그들이 원하는 ‘새로운 인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신세대 인재들이 바라는 기업의 모습은 단순히 고용을 보장해 주고 높은 급여를 주는 회사가 아니다. 과연 이들이 원하는 직장은 어떤 모습일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기업이 처한 경영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사회가 변하고, 소비자가 변하며, 경쟁이 변화한다. 변화 속에서 살아 남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기업이 준비해야 할 과제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바로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고 그 흐름의 중심에 서 있는 신세대 인재를 기업 내부로 받아들이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신세대들은 구태의연한 회사를 좋아하지 않는다. 새로운 성장환경에서 자라온 신세대들은 기성 세대와는 사고 방식도 가치관도 다르다. 따라서 이들이 선호하는 회사도 기성 세대들이 바라는 회사의 형태와는 다른 것이 당연하다. 신세대들은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들이 바라는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
신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이제 사회로 막 진출하는 20대 후반까지의 젊은 신세대를 특징 짓는 명칭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이른바 Y세대, 디지털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모바일 세대 등이 모두 이들 신세대를 일컫는 별명이다. 그 명칭이 무엇이던 간에 중요한 점은 이들에게 기성 세대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직장 생활에 있어 이들이 기성 세대와 어떤 차이점을 보이는지 살펴 보자.
● Carpe Diem :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
‘현대 사회에서 확실한 단 한가지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다’라는 말로 대표될 만큼, 현대 사회는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한 신세대들이 지니게 된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이들의 현재를 중시하는 가치관이다.
현재의 20대 중반까지의 신세대는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기에 경제가 저성장기로 접어들면서 고용의 안정이 깨어지는 것을 목격한 세대이다. 우리 나라와 같이 IMF 사태라는 큰 사건을 겪었던 나라는 물론이고, 서구 선진국의 신세대들도 각종의 Downsizing, Rightsizing 등의 이름으로 자신들의 부모와 선배가 회사에서 퇴직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러한 성장환경은 이들로 하여금 한 직장 내에서의 미래에 대한 보장의 기대 수준을 낮추어 잡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이들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한 직장에서 평생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지니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보장을 바라며 한 회사에 남아있기보다는, 지금 당장 더 나은 조건을 제공하는 회사로 언제라도 떠날 수 있다는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파랑새 증후군’이라고까지 불리우는 과거보다 월등히 높은 신입사원의 이직률에서도 우리는 현재를 중시하는 신세대들의 특성을 관찰할 수 있다.
신세대가 현재를 중요시한다는 사실은 이들이 선호하는 보상체계가 과거 세대와는 다르다는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들은 장기적이고 암묵적인 형태의 보상보다는 즉각적이고 명시적인 형태의 보상을 더욱 선호한다. 회사에서 오랜 기간 근속해야 받을 수 있는 보상보다는 그때 그때의 성과에 따라서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는 보상을 선호한다. 미국의 취업 및 경력 분야의 전문 조사연구기관인 Universum Communications 사에서 유럽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올해 조사한 보상체계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살펴봐도 그러한 경향을 읽을 수 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단기적 성과에 근거한 성과급에 대한 선호도가 35%에 달했던 반면, 은퇴 후 생활 보장에 대한 선호도는 16%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금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한 보상은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 주어지는 것이 좋다. 이것이 신세대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다.
● Bravo My Life : 나의 삶을 즐긴다
기성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직장에서의 성공’ 이었다. 그것을 위해서 늦은 밤의 야근도, 주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처럼 직장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며 일에 최고의 가치를 두면서 살아왔다. 그러나 신세대들은 그렇게 살고자 하지 않는다.
미국의 Families & Work Institute에서 올해 발표한 조사결과에서 이러한 경향을 읽을 수 있다. 대졸 남성들이 직장에서의 승진을 삶의 목표로 두고 있는 비율은 10년 전에 비하여 무려 16%나 감소했다. 여성의 경우는 더욱 그러한 경향이 뚜렷해서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직장에서의 성공이 삶의 목표가 되는 경우는 점차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향을 신세대들의 삶의 우선순위가 직장에서 개인으로서의 자신의 삶 혹은 가정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과거 직장에서의 자신에 초점을 맞춘 생활을 했던 것이 기성 세대라면, 신세대들은 점차로 개인적인 영역인 가족 내에서의 자신의 삶을 즐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의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우선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직장생활에서의 보장 개념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하는 직장보다는 보다 확실한 자기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한 출산 시기가 늦어지고 맞벌이 부부의 비중이 커졌다는 것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과거 세대보다 더욱 준비된 상태에서 부모가 되는 경우가 늘었으며,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남성의 역할이 증가된 것도 삶의 초점을 직장에서 가정과 개인으로 돌려 놓은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보다 여유롭고 개인생활과 가정에 충실하는 삶을 살기 위해 현재보다 보수 수준은 낮지만 개인적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직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이른바 다운쉬프트 族의 등장에서 볼 수 있듯, 신세대들은 빡빡한 직장 생활 속에서 자신의 삶을 잃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 Don’t Let Me Be Alone : 혼자는 싫다
신세대를 특징 짓는 또 하나의 특성은 바로 그들의 집단성이다. 신세대들은 쉽게 사람들과 친해진다. 격식을 차리고 어렵게 사람을 사귀던 기성 세대와는 사뭇 다르다. 인터넷 채팅과 이메일 그리고 미니 홈피,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서 쉽게 사람을 만나고 상호작용하는 것에 익숙한 신세대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
이러한 특성이 생기게 된 가장 중요한 배경에는 인터넷과 휴대전화의 발달로 대표되는 정보 통신기술의 발전이 있다. 꼭 대면 접촉을 하지 않더라도 신세대들은 몸에 지니고 있는 휴대전화와 인터넷 등을 통해서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에 익숙해 있으며, 오히려 이를 통해 대면 접촉보다 더욱 쉽고 솔직하게 의사소통하는 것에 익숙해 있다. 또한 기존의 정보 통신 수단과는 달리 인터넷 채팅이나 게시판이 제공하는 다수 대 다수의 의사소통은 자신과 동일한 취미와 취향을 지닌 사람들을 쉽게 찾고 그들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온 신세대들은 어디에서나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들과 빠르게 가까워지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들의 이러한 특성을 나타내는 예들은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컨대 직장 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취미 동호회에서부터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활발한 토론, 그리고 촛불 시위와 월드컵 응원에 모인 수많은 신세대들까지, 그들은 잘 알지 못하는 타인과도 쉽게 동화되고 친구가 된다. 신세대, 그들은 혼자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런 회사, 매력적이다!
물론 직장의 안정성이나 높은 급여 수준은 세대를 막론하고 직장을 선택하는 보편적인 기준이다. 그러나 인력의 유연한 활용과 효율성이 중시되는 현재의 경영환경에서 기업이 무작정 평생 고용을 보장해주고 높은 급여를 제공할 수는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신세대들은 단지 고용을 보장해 주고 높은 급여를 준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지는 않는다.
우수한 신세대 인재들을 기업으로 유치하기 위한 기업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신세대가 바라는 직장의 모습을 앞서 살펴본 신세대들의 특성을 중심으로 그려보자.
● 내 삶을 살게 해주는 회사 : 때로는 돈보다 나의 삶이 더 중요하다
신세대는 때로 돈보다도 자신의 삶을 중시한다. 인사관리 분야의 전문 컨설팅 회사인 Mercer 사가 2002년에 실시한 ‘People at Work Survey’ 결과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18세에서 24세까지의 신세대들이 직장생활에 있어 동기부여 요소로 가장 중시하는 것은 바로 유연 근로시간제와 같은 직장 생활에 있어서의 유연성이었다는 것이다(82%). 이는 높은 급여(73%) 보다도 훨씬 높은 것이었다. 반면 이들을 제외한 다른 세대의 경우는 높은 급여를 가장 중요한 동기부여 요인으로 꼽았다.
신세대들은 기본적으로 유연한 직장생활을 통한 일과 생활의 균형(Work & Life Balance)을 매우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앞서 살펴본 개인생활을 중시하는 신세대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더 이상 일을 위해 개인의 삶을 포기하고자 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특성을 지닌 신세대에게 매력적인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이들의 이러한 일과 생활의 균형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직장 생활의 유연성을 높여줌으로써 직장 생활과 개인 생활을 조화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회사, 신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회사일 수 있다.
유연성의 보장을 통하여 일과 생활의 조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 기업의 예로서 Hewlett-Packard사를 들 수 있다. 1993년 Lew Platt이 CEO로 취임하면서부터 적극적으로 일과 생활의 조화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 회사는 현재의 CEO인 Carly Fiorina의 취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 정책을 추진하여 다양한 형태로 근로의 유연성을 보장하고 있다. 현재도 이 회사는 52,000명의 근로자가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근로시간을 조절하는 유연근로시간제를 활용하고 있으며, 7,000명 이상의 근로자가 재택근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러한 제도를 통해 개인의 삶과 일을 조화시켜 높은 수준의 구성원 만족과 몰입을 유도해 내고 있다.
● 나의 브랜드를 높여주는 회사 : 명품이 되고 싶다
이른바 ‘명품’ 브랜드들은 같은 품질의 다른 제품에 비해서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잘 거래된다. 종신고용이 사라지고 직장을 옮기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 신세대들이 바라는 것은 자신이 시장에서 잘 거래될 수 있는 명품이 되는 것이다.
‘회사가 커야 너도 함께 클 수 있다’라는 논리는 기성 세대에게나 통하는 논리이다. 신세대들에게는 다른 논리가 필요하다. ‘열심히 일하라. 그러면 너에게 명품 브랜드를 붙여준다’라는 논리가 이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인 논리이다. 신세대들은 자신을 이렇게 명품으로 만들어 주는 회사를 선호한다.
Universum Communications 사의 설문결과를 다시 살펴보자. 신세대들의 경력 목표 중에는 자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도전적인 과업의 수행과 전문가로서 성장하는 것이 각각 56%와 27%로 대단히 중요한 경력목표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세대들은 이해관계가 분명하다. 종신고용을 보장해 주지 않아도, 퇴직 후의 삶을 보장해 주지 않아도 좋다. 지금 현재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자신의 브랜드를 높여준다면 기꺼이 몰입하여 높은 성과를 내고자 한다. 이들을 개발하고 이들에게 도전적이고 발전적인 과제를 부여하는 것에 인색해서는 곤란하다. 회사가 자신을 발전시켜준다는 인식만 심어준다면 이들의 능력과 몰입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올해 Fortune지에서 조사한 MBA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취업 선호도 1위를 차지한 회사는 유명한 컨설팅 회사인 McKinsey사이다. 이 회사는 무려 8년째 이 조사에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McKinsey 사가 이토록 신세대 인재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도전적인 과제의 부여와 끊임없는 교육 훈련을 통해 개인의 가치를 높여주는 회사라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프로젝트를 통한 살아있는 경험과 지식의 전달, 다양한 방식의 공식적인 교육 훈련 기회의 제공은 이 회사에 대한 중요한 매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McKinsey 출신’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매력 때문에 뛰어난 인재들이 몰리고, 회사 내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 친구를 만들 수 있는 회사 : 딱딱한 것은 질색이다
신세대들은 지나치게 딱딱하고 공식적인 직장에서 일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은 격식을 차리기보다는 자유롭고 비공식적인 교류가 왕성한 직장을 원한다. 신세대는 동료보다는 ‘친구’가 있는 회사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참조해 봐도 알 수 있듯, 신세대의 96%가 자유롭고 비공식적인 직장 분위기를 공식적인 조직 분위기보다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즐겁게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드는 것 역시 신세대 인재들을 유인하기 위해 대단히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회사 내 구성원 간 각종의 비공식적이고 개인적인 교류를 정책적으로 지원해 줄 필요도 있다. 이러한 일들이 일면 업무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신세대들이 친구와 함께 즐겁게 일할 때 더욱 몰입해서 일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작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Fortune지가 선정한 ‘일할 만한 회사 100’에서 종업원 수 2만 명이 넘는 대기업으로는 4위에 오른 Cisco 사의 경우가 신세대들의 이러한 욕구를 잘 간파하여 실제 경영실무에 적용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회사는 ‘Cisco에서 친구 만들기(Make Friends @ Cisco)’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Cisco에 지원하고자 하는 신세대와 동년배의 회사 종업원을 일대 일로 이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제도를 통하여 회사는 지원자가 회사에 대하여 궁금한 사항이나 일에 있어서의 어려운 점들을 개인적인 친분 속에서 해결하게 해주고 이들이 빨리 회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우리 회사의 매력을 고용 브랜드로
위에서 신세대들이 원하는 직장의 조건을 살펴 보았다. 우수한 신세대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앞서 살펴본 여러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저런 조건을 갖추었다고 해서 신세대 인재의 유치작업이 끝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신세대들 머리 속에 ‘일하고 싶은 회사’로 새겨지기 위해서는 우리 회사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널리 알리는 노력도 중요하다. 실제로 신세대들은 취업할 때도 인터넷을 활용하여 철저하게 정보를 모은다. 단순한 구직 정보와 희망 직장의 연봉 수준 뿐 아니라, 회사의 분위기나 먼저 취직한 선배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정보를 수집한다. 따라서 경영자를 포함한 전 조직원이 하나가 되어 우리 회사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쌓여 밑거름이 된다면 그것은 고용 브랜드라는 꽃으로 피어나 새로운 경쟁우위의 원천이 될 것이다
(작성일 : 2004년 12월 18일 (13:19), 조회수 : 8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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